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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전주 모 대학병원 살인사건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14-04-04 12:38     조회 : 2133    
최근 범죄를 저질러 법의 심판을 받게 된 범인이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에 대해 앙심을 품고 출소 후 피해자에게 보복성 2차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범죄 전문가들은 “보복 범죄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주로 범행을 직접적으로 당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이며 두 번째는 범죄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범인이 잡히도록 신고한 이를 대상으로 앙심을 품고 저지르는 범죄다.
피해자·신고자 신변 보호 미비…신분 노출 허점
출소 후 피해자 찾아가 보복…2차 피해 규모 ↑
피해자 불안 심리 조성…피해 상처 더 커지기도
가해자·피해자 모두 목숨 잃은 보복 범죄
전문가들에 따르면 “범인이 법의 대가를 치른 뒤 본인의 범행을 신고한 이를 대상으로 보복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심리적으로 보면 이해가 다소 가는 측면도 있다”며 “그렇지만 범죄 피해자에게 2차적으로 가하는 보복 범죄는 그 잔혹성으로 보나 병리학 차원으로 보나 매우 우려되는 유형”이라고 밝힌다.
더욱이 이러한 보복 범죄의 전후 사정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등 극악한 성범죄와 관련될 경우, 그 여파와 후유증은 가히 사회 질서 유지 차원에서도 타격을 입을 만큼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최근 들어 이렇게 극악무도한 성 관련 보복 범죄가 빈발하고 있어 공권력의 대응과 예방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나 신고자의 신변을 철저하게 보호해 보복 범죄 등 2차 피해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특히 성폭행과 관련된 보복 범죄와 관련하여 최근 끔찍한 사건이 여러 건 발생해 사회적으로 강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전북에 위치한 어느 대학병원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성폭행 합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피해 당사자인 10대 소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 오후 9시 30분 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병원 1층 로비에서 박모(32)씨가 휘두른 흉기에 송모(15) 양이 찔려 목숨을 잃는 상황이 발생했다. 범행을 저지른 박 씨도 경찰의 추적을 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보도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박 씨와 십대 청소년인 송 양이 처음 만나게 된 때는 지난 2월 8일.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처음엔 마음이 맞았던 이들은 이후 2주 동안 동거생활을 했다.
   
▲ 지난 2월, 전북 모 대학병원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합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피해 당사자인 10대 소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화면. ⓒ 경북경찰청
 
하지만 박 씨와 송 양은 함께 살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격 및 의견 차이로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견디다 못한 송 양은 박 씨와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갔다.
박 씨의 병적인 범죄 행각은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다. 박 씨는 송 양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차가운 반응만 얻었다. 결국 박 씨는 송 양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마침내 송 양은 “박 씨가 집 앞에 찾아와 나를 괴롭힌다. 심지어 성폭행까지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송 양이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게 된 박 씨는 지난 2월 26일 오전 5시 30분 경 아는 사람의 차를 빌려 타고 송 양을 납치해 감금시켰다.
보복 위협에도 경찰 신변 보호 소홀
자신의 신변에 심각한 위협을 느낀 송 양은 박 씨가 잠든 틈을 타 도망쳐 나오는 데 성공, 다시 한 번 경찰에 본인의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후 송 양은 전북대병원 내부에 있는 성폭행 피해자를 위한 원스톱지원센터로 직접 찾아가 본인이 피해를 당한 내용을 자세하게 진술했다.
진술을 마친 송 양은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인 골반염을 치료하기 위해 같은 대학병원 산부인과에 입원했다. 한편 성폭행 합의를 하기 위해 송 양을 찾아 나선 박 씨는 송 양의 지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송 양의 입원 병실 사진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고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을 찾아온 박 씨는 우연히 병원 로비에서 친구와 함께 있던 송 양을 발견했고 합의성 대화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박 씨를 보고 놀란 송 양이 대화를 거부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송 양의 복부를 여러 차례 찔렀다. 이렇게 처참한 보복살인을 저지른 박 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도주하다 인근 아파트 19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송 양과 합의 하려고 휴대전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정확이 포착됐다”며 “그런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목숨을 잃은 바람에 정확한 사건 경위는 목격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송 양의 부모는 “딸이 범인으로부터 납치됐던 사실을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주장해 경찰 초기 대응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송 양의 아버지는 “박 씨가 전과기록이 있는데다 평소 폭력적인 성향도 강해 경찰에게 딸의 신변 보호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런데도 결국 내 딸이 보복 살해당한 것은 경찰 조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윤강열)는 남자친구를 시켜 학교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 등)로 기소된 고등학생 김모(18)양에게 징역 장기 2년 6월(단기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 남자친구 김모(19)군에게도 김양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했다.
김 양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같은 학교 친구 A양이 자신으로부터 화장품을 빼앗긴 사실을 담임선생님에게 알려 야단을 맞게 되자 보복하기 위해 남자친구인 김 군에게 “A양을 성폭행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김 군은 처음에는 요청을 거부했지만 결국 김 양의 거듭된 요구를 들어주게 되어 지난해 6월 15일 수원의 한 모텔에서 A양에게 수면유도제를 먹도록 한 뒤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김양과 함께 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피해자에 대한 사소한 복수심 때문에 남자친구에게 피해자를 성폭행해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으며 수면유도제를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그렇지만 피고인들이 아직 나이가 어린데다 범죄 전력도 없으며 잘못을 깊게 뉘우치는 점, 또한 피해자와 합의한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가명조서’ 제도 대폭 확대 방침
또한 지난 1월 29일 대구지검 상주지청(지청장 김욱준)은 강도강간을 저질러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상황에서도 강도강간을 당한 피해자에게 보복 협박성 편지를 보낸 A(48)씨를 기소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B(34·여)씨를 성폭행하려 했던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에서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B씨에게 ‘출소 후 받은 대로 되돌려주겠다’는 취지의 협박편지를 보냈다.
이 사실 때문에 A씨는 징역 6개월이 추가로 선고되자 재작년 10월에는 빨간색 형광펜으로 ‘덕분에 추가 징역 아주 잘 받았다. 보복 협박했다는 죄목으로...’라는 내용의 편지를 피해자에게 다시 보낸 협박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A씨에 대한 다른 증거도 확보해 피해자에 대한 해악 의사를 입증한 후 검찰시민위원회 의결을 거쳐 기소했다”며 “앞으로도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주는 보복범죄 사범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시행하는 등 엄격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일에는 술집 여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40대 남성이 다시 주점에 찾아가 보복성 협박을 했다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울산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등)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한 술집에서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여주인과 지인을 폭행하다 경찰에 임의 동행되어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A씨는 앙심을 품고 술집으로 다시 찾아가 여주인에게 “죽이겠다”며 협박을 일삼고 화분까지 던져 출입문 유리창을 깬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며 주인을 협박한 뒤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전력이 있다. 그런데 또 다시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나온 직후 피해자들을 찾아가 범행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 ‘보복범죄’로 피해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한 시민단체에서 범인의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시스
한편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0년 175건이던 보복범죄 발생 건수는 2011년 162명으로 다소 감소했다가 지난 2012년에는 310명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2월 경찰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보복 범죄가 더 이상 퍼져나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범죄 신고자나 피해자 등의 조서를 받을 경우 가명으로 쓰는 ‘가명조서’ 제도를 대폭 확대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는 보복 범죄를 당할까 우려하는 범죄 신고자와 피해자로부터 조서를 받을 때 범죄 종류에 관련 없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가명조서를 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찰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성폭력이나 마약, 조직폭력 등 특정 강력 범죄에 한정해 가명으로 피해자 진술조서나 참고인 조서 등을 작성해 왔다. 이 조서를 작성한 당사자의 정보는 ‘신원관리카드’에 따로 작성돼 피의자가 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신원관리카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오로지 담당 형사만 열람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단순 폭력이나 상해 등 일반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피해자나 신고자 등의 신상정보를 알아내어 보복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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